[심상희 칼럼] 제 16화, 머리카락의 일생
[심상희 칼럼] 제 16화, 머리카락의 일생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3.03.0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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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핑크스(sphinx)라는 괴물이 오이디푸스(Oedipus)에게 수수께끼를 내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스핑크스는 문제는  

“아침에는 네발로 걸어 다니고, 낮에는 두 발로 걸어 다니고, 저녁때는 세 발로 걸어 다니는 동물은 무엇인가?”입니다.

이에 오이디푸스는 인간이라고 대답합니다.

“그것은 인간이다. 인간은 태어나면 손과 발, 네 개로 기어 다니고, 그다음은 두 발로 서서 다니고, 나이가 들면 지팡이에 의지하여 세 발로 걷는다” 

이 수수께끼처럼 머리카락의 일생도 3단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4단계로 성장기(Anagen Stage), 퇴행기(Catagen Stage), 휴지기(Telogen Stage), 재생기(Regrowing Stage)로 구분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재생기는 성장기와 시기적으로 같이 일어나서 3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림 - 모발의 주기(4단계)
그림 - 모발의 주기(4단계)

먼저, 모발의 성장기 혹은 성장 단계(Anagen Stage)는 머리카락이 길이 성장을 하는 기간입니다. 전체 머리카락의 90% 정도가 성장기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보통 한 번 자란 머리카락은 2~4년 동안 성장을 하는데요. 예외적으로 7년 이상 자라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달에 1cm 정도 자란다고 생각하면, 머리카락 길이는 24cm∼48cm 정도 자라게 됩니다. 산술적으로 7년 이상 자라면, 84cm 정도까지 자랄 수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네스북에 의하면, 190cm까지 자란 경우가 있어서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고 보면 됩니다. 성장기는 봄에 새싹이 돋아나듯이 모낭에서 새로운 머리카락이 발생하고 성장하는 가장 왕성한 활동의 단계로 보면 됩니다.

머리카락 뿌리에 있는 세포들이 빠르게 분열해서 머리카락이 성장하게 되는데요. 사람에 따라서 성장 단계가 짧은 이들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특정 길이 이상으로 머리카락을 기르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성장 기간이 짧은 것이지, 탈모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데요.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그다음 단계는 중간 단계(Catagen Stage)입니다. ‘카타(Cata-)’라는 말을 우리나라 말로 옮기는 게 쉽지 않은데요. ‘대-중-소’, ‘형님-중간-막내’. ‘시작-중간-마침’으로 3등분을 할 때, 중간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결국 머리카락의 일생을 3단계로 구별할 때 중간 부분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머리카락의 일생에서 성장하는(anagen) 시기가 중지되고 휴지(telogen)가 시작되기 전 그사이의 짧은 기간인데요. 전체 모발의 약 3% 정도로, 기간은 대략 2∼3주간 정도입니다. 이때 모낭은 수축하고 모발 성장은 느려져서 길이 성장이 끝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휴지기(Telogen Stage)는 머리카락의 성장이 완전히 끝난 상태로 모낭에 머리카락이 붙어있는 상태입니다. 일반적으로 약 3개월 정도 지속되며, 두피 모발의 약 6~8% 정도가 이 단계에 해당합니다.

성장을 다 마친 머리카락은 자라지도 않지만, 쉽게 빠지지도 않습니다. 일상생활에서 빗질이나 샴푸 중에 빠지는 머리카락들이 있는데요.

이때 빠지는 머리카락 대부분이 휴지기의 모발로 탈모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건강한 모낭일 때는 휴지기 모발 아래 모낭에서 이미 벌써 새로운 머리카락이 형성되어 자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루에 50-100개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정상입니다. 다만 100여 개 이상 빠지게 되면 탈모의 시작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중간 단계부터 마지막 단계 휴지 단계까지 머리카락은 성장이 멈추고 바깥 뿌리 덮개가 줄어들게 되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때의 머리카락을 ‘클럽 헤어(Club Hair)’라고 합니다.

이 부분을 번역하면서 ‘곤봉털’, ‘곤봉상모(棍棒狀毛)’로 번역을 하는데요. 약간은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클럽(Club)’의 다양한 의미를 가진 단어로, 그중에 ‘무리를 짓는다’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머리카락의 주성분은 케라틴(keratin)이라는 단백질인데요. 이 단백질이 성장 단계를 지나면 머리카락의 뿌리 부분에 둥그렇게 뭉치게 되는데, 이런 현상의 머리카락을 ‘클럽 헤어(Club Hair)’라고 합니다. 

그림 - Club hair
그림 - Club hair

곤봉은 나무 따위로 짤막하게 만든 몽둥이로 주로 상대를 타격하는 무기를 의미하는데요. 여러분 눈에는 이 부분을 보고 무기로 쓰는 창과 같은 봉(棒)이 떠오르시나요? 오히려, 일회용 면봉이 생각이 납니다.

머리카락이 한 번 태어나면 2∼4년 길게는 10년 동안 자란다고 가정한다면, 60년 기준으로 20번에서 6번 정도 모낭에서 머리카락이 빠지고 다시 자라나기를 반복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탈모가 생기는 것일까요? 

모발 주기로 생각해 보면 자연스럽게 빠지는 머리카락의 모낭에서 새로운 모발이 자라나지 않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머리카락을 자라게 하는 모낭에 충분한 영양분이 제공되지 않는 게 일차적인 문제인 거죠. 

결국 풍성하고 윤기 있는 머리카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휴지기에서 모낭에 충분한 영양분이 공급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시적으로 원형 탈모가 일어나는 것 역시 모낭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단계에서 모발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를 하는 게 중요합니다.

머리카락에 좋은 영양분을 섭취하고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적합한 샴푸나 헤어케어 제품으로 모발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A sound mind in a sound body).’ 말이 있습니다.

몸이든지 마음이든지 어디 하나 병이 나면 건강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건강하지 못하면 머리카락도 건강하지 않게 되고 탈모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거꾸로 생각해 보면, 머리카락이 건강하지 못하다면 몸이든지, 혹은 마음이던지 어딘가가 아프다는 말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 몸의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 ‘건강계’ 역할을 하는 것이 머리카락입니다. 

 

헤어 칼럼니스트

심상희 

 

<참고 자료>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모발의 특성. https://www.snubh.org/dh/main/index.do?DP_CD=HAIRBISH&MENU_ID=004005

세상에서 가장 긴 머리카락'으로 기네스북 오른 17세 소녀의 비결. https://www.huffingtonpost.kr.

플러스한의원. 모발생성주기. http://www.plusmedic.kr/%EB%AA%A8%EB%B0%9C%EC%83%9D%EC%84%B1%EC%A3%BC%EA%B8%B0 

Healthline. What Are the Four Stages of Hair Growth?. https://www.healthline.com/health/stages-of-hair-growth

So Hee Park, etc. Analysis of Microscopic Examination of Pulled Out Hair in Telogen Effluvium Patients. Annals of Dermatology 32(2).141- 145. 2020. DOI:10.5021/ad.2020.32.2.141

Wedmd. Hair Loss: The Science of Hair. https://www.webmd.com/skin-problems-and-treatments/hair-loss/science-h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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