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희 칼럼]제 27화, 남성은 머리카락이 짧고, 여성은 머리카락이 길고
[심상희 칼럼]제 27화, 남성은 머리카락이 짧고, 여성은 머리카락이 길고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3.09.15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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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상상을 한번 해 보시겠어요? 머리카락이 짧은 사람과 긴 사람이 길을 걸어가고 있어요. 이 두 명 중에 한 명은 남성이고 다른 한 명은 여성이라면 어느 쪽이 여성일까요? 마음의 결정을 하셨나요? 어떻게 선택을 하셨나요?

제 경우는 머리카락이 짧은 쪽이 남성, 긴 쪽이 여성이라고 이야기할 것입니다. 이런 선택에 누군가는 양성평등을 강조하는 시대에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견해 또는 꼰대의 입장으로 보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요. 제 주변에 지인들이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성이 남성보다 긴 머리 스타일을 하고 있습니다. 길을 걸어가다 남성이 장발을 하거나, 긴 머리에 퍼머를 하고 있으면 한 번 더 눈길이 갑니다. 반대로 스포츠머리처럼 짧게 한 여성을 보게되도 마찬가지죠.

일반적으로 남성은 짧은 머리, 여성은 긴 머리 하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공통된 모습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이런 특성을 양성평등에 어긋난 견해이거나 우리나라만의 특징으로 설명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분명 합당한 이유가 숨겨져 있는 것이죠.

‘남자는 머리가 짧은 것이 불명예스러운 일입니다. 반면에 여성들은 머리가 긴 것이 영광스러운 일이며, 이 긴 머리는 모자와 같은 덮개로서 의미와 역할을 합니다. 남성은 짧은 머리 스타일이, 여성은 긴 머리 스타일이 명예스러운 일립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한 논쟁은 아무 실익이 없으니 더 이상 논쟁을 하지 말길 바랍니다.’

이 말을 보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성경에 나오는 말이라면 믿기시나요. 이러한 내용은 성경의 고린도전서 11장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성경은 서구 사회의 문화와 전통, 사상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책입니다. 지금 우리는 서기 2022년에 살고 있는데요. 기원전의 영어 표기는 Before Christ(B.C.)로 예수 이전의 시대라는 뜻입니다. 기원 후인 서기 는 Anno Domini(A.D.)로 예수가 태어난 해를 원년해서 현재 2022년이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서구사회는 많은 부분이 성경의 사상에 영향을 받아서 형성되고 있으며, 시간마저도 성경을 기준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동양의 나라들이 주역과 음양오행의 사상을 기반을 하는 것처럼, 서양에서는 성경이 이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거죠. 서양 사상의 바탕이 되는 성경에서 남성은 짧은 머리, 여성은 긴 머리를 하는 것이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정의내리고 있습니다.

동양에서는 머리카락을 혈지여(血之餘)라고 합니다. 머리카락이 혈액의 여분으로 만들어졌다고 보는 개념인데요. 음양사상을 바탕으로 여성은 혈액(血)의 존재라면, 남성은 기운(氣運)의 존재로 설명을 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동양이나 서양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머리카락을 길게 하는 것이 당연한 일로 보여집니다.

이번에는 직업과 관련해서 헤어 스타일을 생각볼까요. 일반적으로 활동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이들은 머리카락이 짧고, 예술 계통에 종사하는 이들은 머리카락이 긴 경향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군인, 경찰, 소방관들은 머리가 짧은 반면, 무용가, 음악가, 미술가 등 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은 머리가 긴 편입니다. 드라마에서는 검사, 판사, 변호사 등 전문직의 역할을 하는 여성 배우들은 단발인 경우가 많은데요. 같은 배우라도 여성의 이미지가 강조되는 배역에서는 긴 머리 스타일로 출연합니다.

아마도 업부의 특성이 머리카락 길이에 영향을 주는 것 같은데요. 경찰, 군인, 소방관 등 활동적이로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는 직업군들은 머리카락이 짧은 것이 업무를 수행하는데 유리한 점이 많습니다.

결국. 머리카락의 길고 짧은 것은 주어진 환경과 상황에 적합하기 때문에 선택되어진 결과로 볼수 있습니다. 성역활의 차이가 아닌 것이죠. 만약에 여성이 남성보다 운동적으로 뛰어난 신체 능력을 가진 존재였다면 경찰관, 군인, 소방관 등 신체의 운동성을 바탕으로 한 직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며, 짧은 헤어 스타일을 했을 것입니다.

요즘 세상에서 머리카락의 길이에 관한 이야기는 성차별적이고, 고리타분하고 내용으로 비춰질 수 있는데요. 차별이 아닌 구별의 관점에서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낮에는 해가 뜨고, 밤에는 달이 뜨는데요. 해가 달보다 더 밝게 빛난다고 해가 달보다 뛰어난 존재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각자 역할이 구별되어 있는 거죠. 이처럼 머리카락의 짧고 긴 차이를 차별적으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얼마든지 남성들이 긴 머리를 할 수 있고, 여성들은 짧은 머리를 하는 시대니까요.

남성은 머리카락이 짧고, 여성은 머리카락이 길며 이 긴 머리는 모자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런 관념은 알게 모르게 서구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영국에서는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기 위해 17세기에부터 하얀색의 가발을 착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영향으로 현재까지 영국의 법정에서 법관과 변호사들은 가발을 착용하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장례식에서 모자를 쓰는 예법이 있는데요. 이로 인해, \모자의 형태가 발전해서 패시네이터(fascinator)라는 머리 장식품들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풍성하고 아름다운 모발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인식된다는 점입니다. 서구 사회에서 모자와 다양한 머리 장식품은 모두 모발을 풍성하고 아름답게 보이기 위한 것인데요. 동양에서는 이런 역할을 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가체(加髢)입니다. 패시네이터(fascinator), 가발, 모자, 가체(加髢)는 이름은 다르지만 모두 풍성하고 아름다운 모발을 표현하기 위한 노력인 것이죠.

머리카락에 대해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지상정(人之常情)으로 풍성하고 건강하며 아름다운 모발을 가지기를 소망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헤어 칼럼니스트 심상희 

<참고 자료>

『동의보감』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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